내 이름으로 된 제품을 처음 선보였을 때의 기쁨, 첫 주문이 들어왔을 때의 짜릿함. 크리에이터라면 누구나 꿈꾸는 순간이죠. 하지만 동전의 양면처럼, 판매의 기쁨 뒤에는 고객 서비스(CS)라는 현실적인 과제가 따라옵니다. 특히 라이브 커머스처럼 실시간으로 대규모 판매가 일어나는 경우엔 더 그렇죠.
최근 한국소비자원의 자료를 보면 그림이 더 선명해집니다. 라이브 커머스 관련 소비자 피해 상담 건수가 해마다 빠르게 늘고 있거든요. 2022년 54건에서 2024년에는 185건으로 훌쩍 뛰었습니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벌써 139건이고요. 가장 큰 불만 사유가 무엇이었을까요? 바로 ‘환불 거부’입니다. 전체 불만의 거의 절반(49.5%)에 달했죠. ‘좋아요’ 숫자만큼이나 ‘환불 요청’에 어떻게 대응하는지가 내 비즈니스의 신뢰도를 결정한다는 뜻입니다.
자, 이제 골치 아픈 CS를 넘어섰다고 해보죠. 통장에 찍힌 매출액을 보며 뿌듯해하는 것도 잠시, 더 중요한 질문이 남습니다. ‘그래서 이 돈, 언제 내 손에 들어오지?’ 바로 정산 문제입니다. 내가 만든 제품을 다른 플랫폼을 통해 팔 때, 이 정산 주기는 예상치 못한 복병이 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2024년 상반기, 온라인 강의 플랫폼 클래스101은 정산 주기를 기존 25일에서 90일로 갑자기 변경해 많은 크리에이터의 원성을 샀습니다. 심지어 10만 원 미만의 소액은 지급을 보류하기까지 했죠.
클래스101 정산 주기 (변경 전) 25일 | 클래스101 정산 주기 (변경 후) 90일 정산 주기 약 3.6배 지연 및 10만 원 미만 지급 보류 |
당장 다음 달 생활비를 걱정해야 하는 크리에이터에게 정산이 석 달이나 밀린다는 건 아찔한 이야기입니다. 매출액이 아무리 높아도 제때 현금화되지 않으면 비즈니스는 굴러갈 수 없습니다. 내 자금 흐름의 통제권이 남의 손에 있다는 것만큼 큰 리스크는 없으니까요.
때로는 리스크가 비즈니스 모델 전체를 흔들기도 합니다. 새로운 수익화 방식을 좇다가 모든 것을 잃는 경우죠. 코인베이스의 ‘크리에이터 토큰’ 실험이 대표적입니다. 크리에이터가 자신만의 코인을 발행해 팬들과 경제적 생태계를 만든다는 아이디어는 무척이나 매력적으로 들렸죠.
한때 닉 셜리라는 크리에이터의 토큰 시가총액은 1,500만 달러, 우리 돈으로 200억 원이 넘게 치솟기도 했습니다.
크리에이터 토큰 시가총액 (최고점) 1,500만 달러 닉 셜리(Nick Shirley) 사례 | 크리에이터 토큰 시가총액 (전략 실패 후) 0달러 코인베이스의 공식 실패 인정 |
하지만 그 열기는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약 1년 만인 2026년 7월, 코인베이스 CEO는 이 전략이 실패했음을 공식적으로 인정했습니다. 수많은 크리에이터와 팬들의 돈이 공중으로 사라진 뒤였죠. 반짝이는 기회처럼 보였던 것이 한순간에 신기루가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뼈아픈 사례입니다.
화려한 성공 스토리 뒤에는 누구도 쉽게 말하지 않는 실패와 리스크의 그림자가 있습니다. 하지만 겁먹을 필요는 없습니다. 진짜 비즈니스는 이런 현실을 직시하는 데서 시작되니까요.
성공은 조회수가 아니라 리스크 관리에서 나옵니다.
내 비즈니스의 통제권을 내가 갖는 것, 그게 진짜 수익화의 시작입니다.
라이브 커머스 소비자 불만 1위, ‘환불 거부’가 차지하는 비율
출처: 한국소비자원